리버풀(잉글랜드)이 차기 사령탑으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스페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장이 영국 현지에서 제기됐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최근 “리버풀이 아르네 슬롯 현 감독(네덜란드)을 경질할 경우, 위르겐 클롭 전 감독(독일)에게 복귀를 요청할 수 있으나 장기적 선택은 아니다. 그는 한 시즌만 책임지고 다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리버풀은 엔리케 감독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초강세 속에서도 특유의 컬러를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구며 리버풀에 제2의 황금기를 가져다준 클롭은 2024년 슬롯 감독에게 리버풀 지휘권을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짧은 휴식기를 보낸 클롭은 현재 레드불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슬롯 체제’의 일패로 실망한 리버풀 팬들을 달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리버풀은 굉장히 심각한 상태다. 27일(한국시간) 안방 안필드서 열린 2025~26시즌 UCL 리그 페이즈 5라운드에서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에게 1-4 대패했다.

앞선 EPL 노팅엄 포레스트전 0-3 대패에 이은 또 한 번의 충격패다. 지난 시즌 EPL 우승을 차지한 슬롯 감독은 올 여름 대대적인 투자를 받으며 타이틀 수성을 기대케 했다. 알렉산더 이삭과 플로리안 비르츠, 위고 에키티케, 밀로스 케르케즈, 제레미 프림퐁 등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4억8290만 유로(약 8215억 원)를 지출했다.

그러나 성적은 처참하다. 리그 7경기서 6패를당하는 등 최근 12경기에서 9패를 기록 중이다. 잇달은 망신에도 미국계 구단주 펜웨이스포츠는 일단 슬롯 감독을 지지한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내부의 공기는 굉장히 차갑다. 엄청난 투자에도 우승은커녕 다음 시즌 UCL 출전권마저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현장을 최대한 존중해온 구단 이사진들 사이에도 “올 시즌은 물건너갔고 재건과 리빌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 슬롯 감독은 “팀 성적이 나오면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법이다. 자리를 걱정할 여유가 없다. 더 많은 걸 해야 한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속내는 까맣게 타들어갈 수 밖에 없다.

당장은 경질을 피했으나 슬롯 감독도 주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원정을 넘지 못하면 동행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떠한 경우든 리버풀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다. 사령탑을 바꾸면 팀 구조의 변화도 불가피해 리버풀은 당장이 아닌 수년을 바라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인물을 원하는데 엔리케 감독을 1순위로 염두에 뒀다. 현직 사령탑이라 걸림돌이 많아 중간 과정을 무난히 이끌어줄 지도자도 필요한데 클롭이 적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