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 구슬, "처음, 욕심이라는 게 생겼다"
- 출처:루키|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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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1주일을 남기고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부천 하나원큐의 이적생 구슬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구슬은 17일, 인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진행된 청주 KB스타즈와의 연습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3점슛 4개 포함 18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나원큐는 KB를 59-50으로 이겼다.
구슬은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연습했던 게 잘 됐던 것 같다"며 "대표팀에서 복귀한 선수들과 더 맞춰 가면, 정규리그에서도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즌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득점도 많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승부처 집중력이었다.
구슬은 팀이 38-44로 역전을 당한 3쿼터 막판, 연속 득점을 올리며 KB쪽으로 넘어간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4쿼터 초반에도 3점슛을 포함해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한 구슬의 활약 속에 하나원큐는 순식간에 점수차를 벌릴 수 있었다.
구슬은 "특별히 의식했다기보다 정상적인 플레이를 가져간 것"이라며, "감독님도 기회에 주저하지 말고 쏴야 한다고 하시고, 또 직접 해결하라고 하셔서, 공격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3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되어 프로에 입단한 구슬은 일찍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한 팀에서만 꾸준히 활약하며, 2019-20시즌에는 ‘팀의 에이스‘로 공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에이스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스스로도 "그때는 그 역할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한 시즌 만에 에이스에서 식스맨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여전히 경기 당 25분 정도를 소화하며 평균 10점 정도의 득점을 유지했지만 팀의 핵심 선수였던 위상은 사라졌다. 그리고 WKBL의 비시즌을 뜨겁게 달궜던 삼각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되며 하나원큐로 이적했다.
구슬은 "성격 자체가 욕심이 없고, 승부욕도 강하지 않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내가 주도적으로 무엇을 한다는 부분에서는 늘 부담이 컸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지도자들이 구슬에 대해 기량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의 약점을 지적하며 동기부여가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슬은 이번 시즌, 달라진 모습을 약속했다.
"작년에 벤치에 오래 앉아있는데, 속에서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이 있었다. 솔직히 처음 느껴본 기분"이라고 말한 구슬은 "지난 시즌이 정말 최악이었다고 생각한다. 더 위축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욕심이 생겼다. 첫 이적이고, 이번 시즌을 마치면 또 FA"라며 자신이 잘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내 성격 자체가 워낙 부정적이다. 그런데 하나원큐에 온 후,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나에게 한 번도 부정적인 말을 하신 적이 없다. 정말 감사하다. 선수들도 최고참인 (고)아라 언니부터 막내까지 다들 밝고 긍정적이라, 내가 그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만 잘하면 된다"고 다짐했다.
구슬은 "팀 분위기 영향도 있고, 스스로도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바뀌려고 노력 중이다. 이제는 간절함이 있다. 경기를 많이 뛰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서도 2년 전과는 달리, 큰 부담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격력 면에서 여러 모로 좋은 평가를 받는 구슬이지만, 수비와 스피드, 그리고 적극성에서는 항상 약점이 지적됐다. 전 소속팀인 BNK가 김한별을 영입하면서 구슬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한 것은 오랫동안 지적된 약점을 그가 끝내 고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슬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날 자신이 기록한 18득점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구슬은 리바운드 10개를 잡았다고 하자 반색하며 "이 부분은 칭찬해줘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구슬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씀해주시는 게 나를 한 발 더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스피드가 약점이라는 걸 이미 알고 계시다보니, 팀에서도 템포가 느린 것에 대해 배려를 해준다. 패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준비해주시기 때문에 정말 내가 잘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비시즌에는 정말 몸을 잘 만들었다며, 새로운 시즌에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구슬은 "우리 팀이 약하다는 평가나, 팀이 빠른 농구를 하는데 내가 잘 어울릴 수 있겠냐는 걱정도 상관없다. 어차피 이전에도 계속 들었던 이야기들이다. 그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욕심도 생겼다. 다른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잘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구슬이 어떤 선수인지‘를 보여드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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