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말’ 명단서 사라진 이름들…처음부터 이랬다면
- 출처:스포츠월드|20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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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도 부딪히지 않은 선수가 만세를 부르며 쓰러진다. 심판들은 휘슬을 불고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수비수에게 반칙을 부과한다. 감독까지 나서 항의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도리어 테크니컬파울까지 당할 뿐이다.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은 수년간 프로농구에서 비일비재했다. 세계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실정은 똑같았다.
한국농구연맹(이하 KBL)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클린’을 선언했다. 농구 발전을 저해하는 일부 제도와 룰을 변경했는데 새로운 것은 페이크 파울(플라핑) 명단 및 영상 공개였다. 반칙을 유도하거나 과도한 액션으로 심판과 팬을 속이려 하는 경우 기록에 남긴 후 매 라운드 종료 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했다. 기만행위에 대한 선수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조금 더 깨끗한 프로농구를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모든 구단과도 사전에 협의를 거쳤다.
KBL이 올 시즌 1라운드 페이크 파울 명단을 5일 공개했다. 눈여겨볼 점은 명단에 오른 선수들의 면면이다. 치나누 오누아쿠(원주DB)가 다섯 번으로 가장 많았다. 김민구(DB)와 정창영(KCC), 김건우(SK) 등이 각각 두 차례씩 적발됐다. KBL이 올해 초 비공식적으로 밝혔던 2018∼2019시즌 페이크 파울 적발 명단에 있던 이름들은 대부분 이번 명단에서 사라졌다. 심지어 지난해 가장 많은 플라핑을 저질렀던 선수는 올 시즌엔 한 번도 속임수를 활용하지 않았다. 더 엄한 기준으로 체크하고 있어서 총 적발 건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많은 선수들이 만세 부르는 횟수를 줄이려 하고 있다.
페이크 파울로 적발돼 영상이 노출되면 선수 본인은 물론 팀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전에 모두 동의했던 내용이기 때문에 반박할 명분도 없다. 그래서 ‘거짓말’을 일삼던 선수들이 진실한 플레이로 코트를 누빈다. 그간 페이크 파울을 감쌌던 ‘팀을 위한 행동’이란 면죄부도 더 이상은 적용이 불가능하다. 전년 동 라운드 대비 페이크 파울 수가 늘긴 했지만 분명 고무적인 변화다.
농구는 인기를 잃었다. 실력만이 전부가 아니라 농구팬들과의 접점 확보에 실패했다. 이런저런 마케팅을 활용하고 홍보 창구를 확장해도 스포츠팬들은 야구와 축구, 배구에 매료됐다. 갖은 방법을 다 동원했던 농구계는 최근 파격적인 선택으로 혈을 뚫고 있다. 감독은 방송에 출연해 농구에 대한 관심 자체를 끌어 모으거나 경기 중에 마이크를 찬다. 연맹은 드러나지 않은 오심까지 공개하면서 투명한 운영을 지향한다. 이젠 선수가 질 좋은, 거짓 없는 농구를 만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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