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점대 방어율에서 2점대 초반으로, 그리고 47위에서 대망의 1위로. 그야말로 역대급 반전 드라마였다.

KIA 양현종이 초반 최악의 부진을 딛고 대역전 드라마를 쓰면서 ‘방어율 1위’의 자리에 올랐다. 반면, 수개월간 줄곧 ERA 1위 자리를 지켜온 린드블럼은 후반기 주춤하면서 9월 중반 양현종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뒤 역전에 실패했다.

이로써 양현종은 지난 2015년 평균자책점 2.44로 ERA 1위에 등극한 이후 4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초반의 극심한 부진과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양현종은 꿋꿋했고, 기어코 대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올 시즌 양현종의 시작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4월까지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01(30.1이닝 27자책)를 기록하며 당시 10개 구단 선발 투수 47명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5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0을 기록하며 반등한 양현종은 6월(1.69)과 7월(1.38)도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자신의 시즌 ERA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기 대역전극이 시작됐다. 전반기를 평균자책점 3.09으로 마무리한 양현종은 8월 5경기서 무려 0.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8점대 방어율도 어느새 2점대 초반까지 확 떨어졌고, 9월에도 활약을 이어가며 결국 16일 역전에 성공했다.

양현종은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했다. 팀의 가을야구행이 멀어지면서 17일 NC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현종은 자신의 시즌 최종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하며 평균자책점 2.29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제 린드블럼의 등판만이 남은 상황. 양현종과는 달리 린드블럼은 두 차례의 등판이 더 남은 상태였다. 22일 LG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한 린드블럼은 28일 한화전에서 최소 7⅓이닝 이상 무실점 투구를 펼쳐야 역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종전에서 무실점으로 잘나가던 6회 대량 실점(4실점)을 허용하면서 2.50까지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결국 타이틀은 양현종에게 돌아갔고, 린드블럼은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