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다저스)이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13승에 도전한다. 8월12일까지만 해도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 앞서가던 그는 최근 3경기 14.2이닝 18실점이라는 참혹한 결과 속에 3연패에 빠지는 등 올 시즌 들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자랑스럽던 평균자책점도 2.35까지 치솟았고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스티븐 스트래즈버그, 맥스 셔저(이상 워싱턴 내셔널스), 제이콥 디그롬(뉴욕 디그롬) 등 경쟁자들에 앞선다고 하기 힘든 상황까지 돼 버렸다.

그래서 이번 콜로라도전 등판은 류현진에게 절실함이 담긴 투구가 필요하다. 자신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지난 2일 평소 하지 않던 중간 불펜피칭에 나서며 구위를 점검했다. 대개 일반적인 선발투수들은 4∼5일간의 휴식일 가운데 등판 이틀 전쯤 불펜피칭으로 컨디션을 조율한다. 하지만 류현진은 KBO리그에 있을 때부터 중간 불펜 피칭을 생략하고 곧바로 실전에 나서왔다. 중간 피칭을 하는 경우는 부상 등으로 인한 점검이 필요할 때뿐이었다. 그런데 이번 콜로라도전을 앞두고 불펜에서 공을 던졌다는 것은 그만큼 콜로라도전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등판이 류현진에게 남겨줄 것이 많다. 당장 다가올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역할이 어떤 것이 될지가 분명해진다. 벌써 포스트시즌 1선발은 클레이턴 커쇼가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모양새다. 8월까지 팀의 에이스였던 류현진으로서는 부진이 이어진다면 포스트시즌에서 역할이 워커 뷸러에 이어 3선발까지도 밀릴 수 있기에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도 반등이 필요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사이영상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도 콜로라도전 호투가 필요하다. 현재 무엇보다 평균자책점이 류현진의 가장 경쟁력이 높았던 부분이었기에 다시 이를 끌어내려야 한다. 콜로라도전 최소실점이 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또한 시즌이 끝나면 맞이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이번 투구는 중요하다. MLB닷컴은 FA 시장을 점검하면서 류현진에 대해 “건강할 때 매우 효과적인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최근의 부진이 체력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이런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류현진은 콜로라도를 승리의 제물로 삼아야 한다.